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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8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 이기호 제발 연애 좀 해 "너 K형 기억나?" "K형? 아, 그 우리 단과대 학생회장 하던 형." "그래, 맞아. 그 형······ 그 형 얘기 우리 많이 했었잖아?" "그게 벌써 몇 년 전 얘기야. 이십 년도 훨씬 전 얘기잖아." "한 이십오 년 됐나? 근데 내가 얼마 전에 우연히 그 형을 만났다는 거 아니냐."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이 밤에 전화까지 해? 새벽 한 시가 넘었어, 상식아." "그 형도 많이 늙었더라. 배도 많이 나오고 이마도 벗겨지고······ 그 형 옛날엔 참 뾰족하고 날이 서 있었는데." "계속 그 형 얘기할 거야? 나 내일 여덟 시까지 출근해야 한다고." "내가 그날 그 형하고 반가워서 맥주까지 한잔했거든. 그래서 하는 말인데······ 너 그 형이 우리.. 2021. 3. 13.
완벽한 날들 - 메리 올리버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 세상을 걷는다. 습관, 다름, 그리고 머무는 빛 1 균형 잡힌 삶을 사는 데는 습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앙심 깊은 사람들은 문자 그대로 습관을 옷처럼 입고 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한 일보다는 사소한 일에 습관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 더 심각하고 흥미로운 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더 복잡한 일은 하루 더 기다리는 경우가 많지만 단순한 문제들은 바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습관을 통해, 그 현명한 도움을 통해 스스로를 아주 훌륭하게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습관은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우리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숲속의 새나 산언덕 위의 여우는 사소한 것을 위해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들에게도 습관은 옷 같은 것이.. 2021.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