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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장 수집

기분을 만지다 - 김은주, 에밀리 블링코

by 나는된다 2021.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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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있다.

 

인생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업데이트,

스스로가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을 업데이트,

가장 사랑받고 또 사랑을 주었던 순간을 업데이트해가는 과정일지 모른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개인의 역사 어느 지점부터

비록 최상의 순간들이 업데이트되지 않더라도

삶의 단 한순간,

가장 찬란하거나 가장 따뜻하거나 가장 행복했다면

그 한순간을 붙잡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다.

 

위로받을 수 있고

용기 내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그 답은,

내가 살아온 인생 안에 있다.

 

심리적 샤워

 

친구는 내 편이다.

또 다른 나이다.

 

힘들거나 고민되는 일이 있을 때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은,

제2의 내가 제1의 나에게 듣고 싶은 응원을 해주기 때문이다.

 

내가 상사나 직장동료가 했던 기분 나쁜 말을 전한다면

친구는 그들의 예의 없음을 비판할 것이다.

내가 이직을 하고 싶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면

친구는 인생은 한 번뿐이라고 격려해줄 것이다.

 

친구들의 특기는

객관적인 어조로 주관적인 대답을 하는 것이다.

매우 냉철한 듯 보여도

모든 대답은 나를 위한 맞춤형이다.

또한, 대화 중 내가 말하는 내용이 각색되거나 첨삭된 것이라 하더라도

문제시되거나 의심받지 않는다.

'전적으로 나의 말에 따라'

스토리 속의 나는 가장 불쌍한 주인공이 되고

악역은 그보다 악독할 수 없다.

나는 가장 억울한 부하직원이 되고

상사는 그보다 나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선하지만 힘없는 사람이 되고

그 순간 친구는 가장 힘 있는 동조자가 된다.

더불어 내가 내린 선택은 옳으며

삶은 기회를 줄 것이라 응원해줄 것이다.

 

수다를 떠는 동안 만들어지는

친구와 나만이 속한 작은 세상,

그 안에서 나는 아이처럼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고,

무조건적인 응원을 얻으며,

무조건적인 위로를 경험한다.

 

그렇게 마음의 안정을 얻고 나면,

배고픔이 가라앉은 후처럼

(아이러니하게도 수다를 떨 때와는 달리)

내 자신과 세상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갖게 된다.

복잡하던 기분이 개운해진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아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정리하고, 바꿀 힘까지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이 안 좋을 때는

물을 한 컵 마시고

핸드폰 목록에서 가장 익숙한 이름을 찾으라.

 

친구와 함께 하는 수다는

심리적 샤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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