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07 평일도 인생이니까 - 김신지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나면 아홉 시가 된다. 매일 겪어도 매일 억울하다. 아니, 뭐 했다고 아홉 시야······. 투명한 버스를 네 대쯤 구경하고 나서 걸음을 이어갔다. 이촌 한강공원에 이르렀을 땐 발이 아파 더 걸을 수가 없었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한 캔씩 사서 강변 계단에 앉았다. 건너편의 불 밝힌 도시를 바라보며 웃자란 풀들 사이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건 초여름을 지날 무렵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도 했다. 캄캄한 하늘 위론 이따금 밤 비행기가 반짝이며 지나갔다. 그때마다 잔디밭 어딘가의 돗자리에서 "비행기다!" 하고 반갑게 외치는 꼬마의 목소리가 들리곤 했다. "이럴 때 보면 행복 진짜 별거 없다." 강은 영감처럼 또 그런 소릴했다. 어제의 대화를 복기하며 행복의 최대치에 대해 곰곰 생각하던 나.. 2021. 3. 11. 모월모일 - 박연준 1 여름밤은 익어가기 좋고, 겨울밤은 깊어지기 좋다. 봄밤은 취하기 좋고 가을밤은 오롯해지기 좋다. 당신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엇이' 익어가고 깊어지는지, 취하고 오롯해지는지 묻는다면? '무엇이든'이라 대답하겠다. 사랑, 미움, 한숨, 그리움, 희망, 불행. 진부하게 거론되지만 원래 그 의미가 무거운 말들은 밤에 한층 더 무거워진다. 겨울밤은 그중 더 무겁다. 겨울밤에는 특별한 게 있다. -《모월모일》 「밤이 하도 깊어」 중에서- 2 결국 행복은 '바라는 게 없는 상태'다. 소소한 창작에 몰두하거나 고요한 내면을 돌보기 위해 시선을 자기 내부로 돌리는 일이다. 우리는 작은 행복을 잊고 살다, 일상이 비틀어질 때에야 비로소 '진짜 행복'을 생각해보는지도 모른다. 평생 '큰 행복'을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 2021. 3. 11. 강노지말 굳셀 강 쇠뇌 노 어조사 지 끝 말 힘찬 활에서 튕겨 나온 화살도 마지막에는 힘이 떨어져 비단조차 구멍을 뚫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강한 힘도 마지막에는 결국 쇠퇴하고 만다는 의미. [유래] 흉노족이 화친의 약속을 어기고 무례한 행동을 해서 한나라 무제는 흉노 정벌에 대해 대신들과 논의하는데, 어사대부 한안국이 “강한 쇠뇌에서 힘차게 나간 화살이라도 최후에는 힘이 떨어져 노나라에서 만든 얇은 비단조차 뚫을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강한 군사력도 장도의 원정에는 여러 모로 군사력이 쇠퇴하는 법입니다.”라며 원정을 반대했다. [예문] 집강노지말이라더니, 집권 말기가 되자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출전] 한장유열전(韓長孺列傳) [본문 출처] 2021. 3. 11. 감탄고토 달 감 삼킬 탄 괴로울 고 토할 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으로, 제 비위에 맞으면 좋아하고 틀리면 싫어한다는 의미. [예문] 선거가 끝난 후 정치인들의 행동이 감탄고토와 다를 바 없다. [유의어] 부염기한附炎棄寒, 염량세태炎凉世態 [출전] [본문 출처] 2021. 3. 11. 갈택이어 마를 갈 못 택 말이을 이 고기 잡을 어 연못을 말려 고기를 얻는다는 뜻으로,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여 먼 장래는 생각하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말. [유래] 진나라와 초나라의 일대 접전 끝에 진나라가 밀려 승리할 방법이 없자 진의 문공은 호언에게 승리할 방법을 묻자 속임수를 쓰는 것을 권했다. 이어 이옹의 생각을 묻자 이옹은 “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으면 잡지 못할 리 없지만, 그 훗날에는 잡을 물고기가 없게 될 것이고, 산의 나무를 모두 불태워서 짐승들을 잡으면 잡지 못할 리 없지만 뒷날에는 잡을 짐승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 속임수를 써서 위기를 모면한다 해도 영원한 해결책이 아닌 이상 임시방편의 방법일 뿐입니다.”라고 대답하여 눈앞의 이익만을 위하는 것은 화를 초래한다고 충고했다. [예문].. 2021. 3. 11. 간장막야 방패 간 장수 장 없을 막 어조사 야 중국 춘추(春秋)시대 간장이 만든 두 자루의 명검(名劍). 또는 명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유래] 오나라 왕 합려(闔閭)의 명으로 도공(刀工)인 간장(干將)이 그의 아내인 막야(莫耶)의 머리털과 손톱을 쇠와 함께 가마 속에 넣어 두 자루의 칼을 만들고 각각에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붙였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예문] 무슨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간장막야의 빛나는 성취를 이를 수 있다. [유의어] 명검(名劍) [출전] 성악편(性惡篇) [본문 출처] 2021. 3. 11. 이전 1 ··· 62 63 64 65 66 67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