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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장 수집

[나의 문장 수집] 다행한 불행-김설

by 나는된다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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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 작가서 써 내려간 진심의 깊이, 적나라한 인생 속에서 건져낸 작가의 사유.

하나하나가 밑줄 긋기 대잔치일 만큼 울림이 큰 책이다.

이 책은 읽을 수밖에 없다. 읽어야 한다.

 

-책 소개-

『다행한 불행』은 『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와 『사생활들』 등의 자기 고백적 글쓰기를 통해 단단한 내면을 쌓아온 김설 작가의 신작이다. 작가는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또다시 바닥으로 떨어져버리는 듯한 불행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 분투한다. 너무도 성급했던 결혼과 그만큼 급작스러웠던 이혼, 20년 만의 재결합과 함께 다시 시작된 끝 모르는 불안과 끓어오르는 분노……. 결코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위태로운 나날의 와중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작가의 투쟁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내면 깊숙한 곳에 작고 단단하고 평온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다행한 불행』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동시에 불행의 원천이 되듯, 불행이라는 이름의 심연에 행복을 싹틔울 씨앗이 숨어 있다고 온 삶으로 부딪쳐 이야기하는 용기 있는 고백이자 나직한 선언이다.

 

-본문 발췌-

관대함이란

관대함은 많은 걸 기대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런데 가만 보니 관대함에도 고급 버전이 있었다. 상대에게 실망했더라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 서로의 이기심과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 상대가 서운하게 대하더라도 되갚지 않겠다는 의지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고급 버전인 만큼 실천하기가 어렵다. 단순히 상대에게 관심을 끄면 저절로 생기는 관대함이 아니라 신뢰가 있어야만 가능한 고차원적 관대함이어서이다. 이런 관대함을 지닌 인간이 되면 참 멋질 텐데. 하고 나는 생각만 한다.

 

에필로그

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있고 불행의 이면에 행복이 있다는 흔한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삶의 모든 모순에도 불구하고, 불행에지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나아가는 순간 우리에게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이 열린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고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내 삶에 불행이 온 것은 어찌 보면 다행한 일이기도 했다. 내가 내 몫의 불행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일찌감치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의 나락에 빠지거나 외려 피로한 일상의 권태와 의미 없는 행복에 지쳐 허물어졌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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