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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장 수집

아침의 피아노 - 김진영

by 나는된다 202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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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침 베란다에서 거리를 내다본다. 파란색 희망 버스가 지나간다. 저 파란 버스는 오늘도 하루 종일 정거장마다 도착하고 떠나고 또 도착할 것이다.

 

13.

분노와 절망은 거꾸로 잡은 칼이다.

그것은 나를 상처 낼 뿐이다.

 

14.

살아 있는 동안은 삶이다.

내게는 이 삶에 성실할 책무가 있다.

 

그걸 자주 잊는다.

 

24.

모든 것이 꿈같다. 그런데 현실이다. 현실이란 깨지 않는 꿈인 걸까. 그 사이에 지금 나는 있다.

 

50.

꽃들이 찾아와 모여 앉아서 철없이 웃는다. 이런 아침 꽃들이 더 많이 피는 건 비 오면 따라오는 먼 허공의 빛 때문일까. 아즈텍 사람들에게 빛의 신과 비의 신은 하나였다. 모든 것들이 불확실하다. 그러나 다가오는 것이 무엇이든 하나의 사실만은 확실하다. 모든 것은 마침내 지나간다는 것:"이 놀라운 행복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분명한 건 그 행복의 근원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것, 아니 지금 여기의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

 

78.

늘 듣던 말의 새로움:

"날마다 오늘이 첫날이고 마지막 날이야."

 

89.

낮 동안 너무 뜨거웠다. 저녁 무렵 어스름이 들고 바람이 분다. 갑자기 대책 없이 서글퍼진다. 이 여름이 밉다. 그래, 미워한다는 것, 그 또한 사랑이고 생이리라······

 

122.

나는 나를 꼭 안아준다.

괜찮아, 괜찮아······

 

188.

나의 존재 자체가 축복이고 그래서 사랑받을 자격이 충만함을 알게 하고 경험케 한 부모님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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