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는 무지야말로 가장 무서운 병이라고 했는데, 단순히 아는 게 없는 걸 말한다기보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못된 심보, 미련하고 우악스러운 그 마음을 지적하는 게 아닌가 싶다.
결국엔 넓은 마음으로 선의를 가지고 베풀어야 한다는 가르침인데 이게 참 어렵다. 순수하게 베풂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이걸 베풂으로써 나한테 뭔가 좋은 게 돌아오겠지 하는 마음이 불쑥 들기 때문이다. 그럼 이건 진정한 베풂이 아닌 건가? 내가 베푸는 행동을 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과연 그 베풂이 100퍼센트 순수했냐고 묻는다면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결국엔 나 자신에게 돌아올 좋은 일, 복을 생각하며 내가 행동을 취한 것이니. 그래서 어렵다.
예전에 한 스님께서, 절에 와서 부처님 앞에 돈을 보시하고 쌀이나 음식 공양을 올리는 것도 공덕을 짓는 일이지만 그보다 길가에 구걸하는 사람에게 동전 한 닢이라도 돈을 건네고 이웃에게 맛있는 밥 한끼를 대접하는 게 더 큰 공덕을 짓는 일이라고 하셨다.
보통 사람들이 절에 와서 보시를 하거나 공양을 올릴 땐 부처님께 꼭 자기 소원을 빌기 마련이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보시와 공양은 소원을 들어달라는 대가라는 것. 하지만 길가의 노숙자에게 동전을 건네고 내가 만든 맛있는 음식을 남에게 대접하면서 나를 위한 소원을 빌지는 않으니, 그것이야말로 진짜 공덕을 짓는 일이라는 말을 듣고 잠시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 내가 부처님 앞에 돈만 올리고 그냥 간 적이 있던가. 늘 자연히 나와 가족의 무사안일을 바라는 기도를 드렸었지.
그걸 공덕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선행을 하는 데 있어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 자체로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런 자세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면 좋겠다.
176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저 진리의 길을 역행하며
니르바나의 세계를 비웃는 사람,
이런 사람은 서슴없이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가장 무서운 것은 무지(無知)다. '무지'야 말로 가장 무서운 병이다.
177
인색한 자는
하늘나라에 갈 수 없다.
어리석은 자는
도무지 베풀 줄을 모른다.
그러나 현명한 이는
베푸는 걸 좋아하나니
그는 그 선행으로 하여
보다 높은 세상에서
축복을 누리게 된다.*
*샘물은 퍼서 쓰면 쓸수록 맑은 물이 솟는다. 그러나 물을 퍼쓰지 않게 되면 그 우물의 물은 썩고 말라 버리게 된다. ···필요한 사람에게 줘라. 물질이든 마음이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줘라. 주면 되돌아온다. 그러나 이 이치를 다 알면서서도 '준다는 것'은 그렇게 말과 같이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고뇌는 시작된다.
178
이 땅의 통치자가 되는 것보다도
저 하늘나라에 가는 그것보다도
그리고
전 우주의 지배자가 되는 그것보다도
니르바나로 향하는
그 기쁨이 훨씬 깊고 넓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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